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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 사건, 술자리 이후 기억이 없다면? 법최면 면담 사례(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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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날의 기억이 중간부터 없습니다.”

술을 마신 뒤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서는 당사자가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술자리 중간까지는 기억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끊겼다면,

“숙박업소에는 어떻게 이동했을까?”
“당시 나는 어떤 상태였을까?”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진술해야 할까?”

같은 고민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억의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는 무엇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실제 센터를 방문한 의뢰인의 사례를 바탕으로, 법최면 및 인지면담 과정에서 어떤 내용을 살펴보고 그 내용이 어떤 객관적 확인 단서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 아래 사례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 처리했으며, 일부 세부사항도 비식별화했습니다.


1. 사건 개요  (3차 술자리 이후 기억이 끊긴 A씨)

의뢰인: A씨(20대 여성)

A씨는 지인 B씨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술자리는 1차에서 끝나지 않고 2차, 3차까지 이어졌고 A씨는 상당량의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A씨는 숙박업소에서 원하지 않는 성관계가 있었다며 고소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A씨는 3차 술자리 중반 이후부터 숙박업소로 이동하기까지의 과정과 성관계가 시작된 시점에 대해 상당한 기억 공백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사건의 중요한 시간대가 기억나지 않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2. “기억이 없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A씨가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 역시 이것이었습니다.

술자리 초반의 상황은 비교적 설명할 수 있었지만, 정작 확인이 필요한 시간대의 기억은 부분적으로 끊겨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해서 채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법최면이나 인지면담 역시 원하는 답을 만들어내거나 특정한 기억을 강제로 떠올리게 하는 과정으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을 구분하면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떠오르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법최면 면담에서는 무엇을 살펴봤을까?

A씨와의 면담에서는 인지면담(Cognitive Interview), 점진적 이완 등의 절차를 통해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곧바로 사건 장면만을 질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 사건 이전의 기억부터 차근차근 확인

A씨가 비교적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시점부터 접근했습니다.

1차와 2차, 3차 술자리 장소는 어디였는지, 어떤 술과 음식을 먹었는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등 사건 전 상황부터 순서대로 살펴봤습니다.

이렇게 시간적 흐름을 따라가면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떠오르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2) 숙박업소로 이동하기 전후의 상황

면담 과정에서 A씨는 3차 술집을 나온 뒤의 일부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B씨에게 어깨를 부축받으며 이동했던 느낌,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웠던 당시의 감각, 숙박업소 로비와 관련해 떠오르는 장면 등이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떠오른 내용 자체만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숙박업소 로비가 언급됐다면 CCTV가 존재하는지, 프론트 직원이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지, 숙박업소 출입 시간이 다른 기록과 일치하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면담에서 나온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지점을 찾는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3) 사건 당시와 의식을 인지한 시점에 관한 진술

A씨는 숙박업소에서 자신의 하의가 벗겨지는 듯한 느낌과 성관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식을 인지하게 된 순간에 대해서도 진술했습니다.

또한 당시 상대방에게 항의했던 내용과 이후 오갔다고 기억하는 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이 부분 역시 면담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자료가 존재하는지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법최면 면담의 핵심은 ‘기억을 찾아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사례에서 특히 중요하게 볼 부분입니다.

면담 과정에서 떠오른 내용 가운데 외부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씨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확인 지점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술자리 장소 및 결제 내역
  • 술집과 숙박업소 주변 CCTV
  • 숙박업소 출입 동선
  • 숙박업소 프론트 관계자
  • 사건 전후 지인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 사건 직후 행동과 관련된 기록

이처럼 기억에만 의존하기보다 확인 가능한 단서를 구체화하고 객관적인 자료와 교차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4. 진술 분석에서는 무엇을 살펴볼까?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시간적 흐름과 구체성, 상황적·감각적 세부내용, 기억나는 부분과 기억나지 않는 부분의 구분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A씨 역시 모든 질문에 답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구분하여 진술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억 공백이 있는 사건에서는 기억나지 않는 내용을 억지로 채우기보다, 기억하는 것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술타당도 평가나 CBCA 등의 분석 역시 특정 진술이 사실이라고 자동으로 확정해주는 절차로 표현하기보다는, 진술 내용의 여러 특성을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5. 법최면을 하면 잃어버린 기억이 모두 돌아올까요?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법최면이나 인지면담을 진행한다고 해서 기억 공백이 반드시 채워지거나 모든 기억이 정확하게 되살아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법최면의 의미를 ‘사라진 기억을 100% 복원하는 기술’​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억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당시와 관련해 회상되는 정보를 살펴보고, 그 가운데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기억보다 중요한 것은 ‘교차 확인’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사건 당시 기억이 충분하지 않다면 당사자는 큰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의 빈칸을 추측으로 채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하나씩 정리하는 것입니다.

CCTV, 결제내역, 이동기록, 메시지, 목격자, 숙박업소 기록 등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와 회상 내용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최면이나 인지면담에서 떠오른 내용 역시 이러한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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